치료 중엔 귀가 얇아져요. 누구나.
뭐가 몸에 좋다, 면역성을 증강시킨다, 기운이 난다, 그런 좋다는 말에 혹해서
누가 선물로 준
혹은 내가 돈 주고 산
건강보조식품들이 정말 많습니다.
그래도 우리 환자분들은 저에게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아요.
(교육이 잘 된거 같습니다)
심지어 내가 기운이 없어보인다면 나에게도 건강보조식품을 선물로 주신 분도 있어요.
기운이 없어서 먹었는데 그걸 먹었더니 기운이 났어요. 내심 스테로이드 성분이 들었나 했지요. 아마 당귀에 비슷한 구조성분이 들어서 그런거 같아요. 여하간 전 먹었어요. 전 항암치료 안하니까 ㅎㅎ
항암치료 중에는 다른 건강보조식품이나 약제를 함께 복용하지 않는게 좋습니다.
간에 무리가 됩니다. 그러니까 버섯을 요리해서 음식으로 드시는 건 괜찮지만 다려 마시거나 액기스로 농축해서 드시면 안됩니다. 항암치료 중에는 그 어떤 것도 함께 드시지 않는게 간에 안전합니다.
또 암 세포는 우리 몸을 산화시키니까 항산화제를 먹으면 암세포의 활성도를 억제할 수 있다는 개념도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매우 오래된 개념입니다. 그래서 저도 종합비타민 하나 정도는 그냥 드시라고 했죠. 고용량 비타민 C 주사가 항산화제로 도움이 된다는 얘기를 듣고 오신 분들도 많은데, 현재 고용량 비타민 C 용법은 외국에서 임상시험 중입니다.
그런데
제가 요즘 공부하는 주제가
암세포의 대사과정인데
우리 몸의 산화 환원 작용은 매우 민감하게 변화하는 속성 때문에
어떤 경우 항산화제는 암세포를 더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할 수 도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수많은 비타민 미네랄 관련 임상연구들의 결과가 좋게도 나왔다가 나쁘게도 나왔다가 하는 모양입니다.
공부를 하다보면
이거 도대체 믿을 게 없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추천하는 방법은 어떤 특정 음식을 드실려고 하지 말고
골고루 이것저것
먹고 싶은 거 잘 챙겨서
음식으로 잘 드시라는 겁니다.
그렇지만 병을 치료하는 과정은 몸만 상하는게 아니라
마음도 상합니다.
나의 평소 자신감은 온데간데 없고
자괴감만이 남습니다.
나는 왜 이럴까? 왜 이렇게 팔랑귀가 되었을까?
원래 그런거니까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그리고 저랑 꼭 상의해주세요.
그리고 부디
먹는거에 신경쓰는 만큼 몸 움직이고 운동하는 거에도 신경써 주시구요
'Season 1 - Doctor's life until Feb 2014 > 조기유방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편, 더 오래 도와줘야 해요 (4) | 2012.07.27 |
---|---|
가족, 뭔가 위로의 말을 해주고 싶을 때 (2) | 2012.07.25 |
시행착오 (0) | 2012.06.26 |
삶의 철학을 전환한다는 것은 (0) | 2012.06.14 |
부부가 함께 항암치료를! (0) | 2012.05.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