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son 3 - Restart from 2016/나는 슬기엄마 8

슬기의 하루하루를 지켜보며

슬기 학원 선생님은 하루 한번씩 사진과 문자를 보내주신다. 아이들이 영어듣기 시험을 보고 있는 풍경이라며 보내주신 사진이다. (이 안에 슬기 있음 ㅎㅎ) 어제는 이과에서 문과로 전과한 슬기의 사회탐구 과목을 정하는 것과 관련하여 면담을 하였는데 면담하면서 둘이 찍은 셀카 사진도 보내주시고 간단한 소감도 문자로 보내주셨다. 영 선생님이 정겹다. 조회하면서 자신의 호가 '백구'인 이유를 설명하셨는데 일백 백에 구할 구라 하셨단다. 많은 이를 구한다. 그런데 한 학부모가 '백수'라고 지칭하는 바람에 매우 당황하셨다는 이야기를 하셔서 아이들이 빵터졌다고 한다. 슬기는 고개를 묻고 전혀 모르는 일인척 했다고 한다. 잠을 많이 자는 슬기가 잠 자는 시간이 대폭 줄었다. 수능 이후 내내 놀다가 생활 리듬을 찾으려니 ..

슬기와 같이 한 둘째날

어제는 기차로 오늘은 차로 이동해 본다. 어떤 방법이 가장 좋을지 탐색해 보고 있다. 슬기는 원래 학교에서 있었던 일, 친구랑 있었던 일 등을 미주알 고주알 풀어내는 편이 아닌데 학원 첫날 여러모로 impressive 한 일이 많았는지 학원 가는 차 안에서 나에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해준다. 선생님들 수업 내용이나 같이 공부하는 아이들 분위기, 전체적인 학원의 운영 시스템에 만족하는 것 같다. 특히 백'구' 담임 선생님이 좋은 분이신가 보다. 선생님 칭찬을 많이 한다. 담임 선생님도 아들을 재수해서 올해 대학에 보냈다고 하시니아이들 보는 눈이 남다르실 것 같다. 다행이다. 재수는 죽어도 하기 싫다 했는데세상에 죽어도 하기 싫은 거 죽어도 못하겠는 거는 없나 보다. 슬기 마인드가 새롭게 잘 리셋된 것..

슬기와 함께 시작한 하루

오늘은 슬기 학원 첫날.새벽 6시 40분에 백마역을 출발하는 서울역행 네칸짜리 기차를 타고 같이 출근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 탓인지 갑자기 일찍 일어나서 그런 건지기차를 탄 슬기는 바로 잠이 든다. 서울역에서 내려 별 말 없이 슬기와 헤어졌다. 내가 학원까지 가는 거 별루 일 것 같았다. 어깨를 웅크리고 가는 뒷모습을 보니 마음이 좀 그랬다. 1교시 후에 문자가 왔다. 내가 교재비 입금을 안해서 가지고 있는 카드로 결재했고 식권은 있다가 사겠다고 한다. 조심히 물어본다. 나: 분위기 어때?슬기: 첫날이라 어수선하지. 그래도 나쁘지 않은거 같아. 애들이 다 열심히 공부하려고 온게 느껴져. 나: 밤에 보자슬기: ㅋㅋㅋㅋㅋ 우리 대화의 마무리는 주로 ㅋㅋㅋㅋㅋ 혹은 ㅎㅎㅎㅎㅎ 이다. 그렇게 웃음으로 하루하루..

슬기 재수 시작

슬기가 오늘까지 놀고 내일부터 재수의 길에 들어선다. 지난 11월 수능을 보고 난 후 길고 긴 수시+정시+추가합격의 긴 대기 시간 동안 맘고생 많이 한 슬기. 1년 더 고생하게 생겼지만 뭐 그정도는 긴 인생에서 별거 아니니 감안하라고 했다. 문과로 전과하겠다고 한다. 누구자식인가? 보고 배운게 무섭다.슬기 화이팅! 나도 화이팅!

중딩을 자녀로 두신 부모님들께

독서권장중딩을 자녀로 두신 부모님들께슬기는 본시 logic을 중시하고 고딩 초반까지는 수학과학을 잘 해서 이과를 선택하는데 주저함이 없었습니다. (이과를 가야 앞으로 먹고 사는데 유리할 것이라는 부모의 욕심도 작용했을 것입니다.)그런데 막상 고딩 생활을 해보니 logic 보다는 inspiration 을 필요로 하는 국어 영어를 훨씬 잘 하고 또 잘 하니까 좋아하고 그러더군요. 반면 비슷한 노력을 했는데도 수학 과학은 점수가 잘 나오지 않아 이과 고딩 생활 내내 맘이 힘들었나 봅니다.국어 영어는 별로 유명하지 않은 동네 학원만 다니고 그나마도 고3 초반에 학원을 그만뒀습니다. 점수가 잘 나오니 더 다닐 필요가 없고 수학에 더 투자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었죠.제가 여러 곳에서 상담을 받아 보니 이구동성으로 해..

영어 울렁증

외국으로 출장을 가면 현지 언어를 모르기 때문에 TV로 CNN 이나 BBC 등 영어 뉴스 프로그램을 본다. 맥락을 파악해야 하는 드라마는 정신을 집중해야 이해가 되기 때문에짧은 뉴스를 중심으로 아프리카 영어, 중동 영어, 유럽 영어 등을 듣는다. 알고 보면 지구상에 미국 영어나 영국 영어를 하는 사람들은 별로 많지 않은 것 같다. 알고 보면 나는 한국말이랑 영어밖에 할 줄 모른다. 고등학교 때 독일어를 배우고대학원 다닐 때는 일본어로 책을 읽을 정도는 되었건만 지금의 나는 모든 언어 지식이 휘발되고 그저 콩글리쉬로 서바이벌하고 있는 셈이다. (빈약하여라 나의 언어 생활이여!) 지난번 인도 출장 때 3일간 종일 인도 영어를 들으며 생활하는 동안 울렁증이 극대화 되었는데 그때 한번 호된 경험을 하고 나니이제..

슬기가 살려준 나의 블로그

슬기가 살려준 나의 블로그 이 블로그 때문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자기 마음 속에만 담아두면 좋을 얘기를 굳이 블로그에 올려 누군가에게 괜히 꼬투리잡힐 일 만들수 있다는 엄마의 말씀이 맞았다.100명이 내 글을 읽는다면 95명이 나의 생각에 동의해 준다 하더라도 내 글을 읽고 심기가 불편한 5명은 나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게 된다는 것이 엄마 비판의 요지였다. 그러나 병원에서 환자를 보던 시절 나는 환자 한명 한명을 진료할 때마다 환자의 병 이면에 존재하는 그 사람의 삶을 느낄 수가 있었다.사소한 듯 그의 한두마디를 통해, 진료실에서 만난 환자들을 통해,나는 삶을, 세상을 상상하고 배울 수 있었다. 환자와의 만남은 내 존재의 한계를 넘어서게 하는 시간이었다. 그래서 외래를 마치고 나면내 가슴은 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