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son 2 - Transition 2014-2015/가운을 벗고 사회로 나오다 0.5 3

각종 검사에도 진단이 안될 때가 있다

엄마는 심하지 않은 척추측만증이 있었다.허리는 남들보다 그렇게 심하다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디스크가 튀어 나와있었다. 약 먹으면 괜찮고 무리하면 다시 아프고 그런 정도. 척추관 협착증도 있었다. 아직 수술 할 정도로 심하지는 않았다.허리아프다고 말할 때 흔히 발생하는 구조적인 이상이 다 있었지만 나이에 비해 그 자체 상태가 아주 심하지는 않았다. 오른쪽 고관절은 선천적인 구조 기형으로 다리뼈와 골반뼈의 아귀가 딱 들어맞지 않는 상태였다. 그리고 이것은 유전이 되는 것이라 내 고관절도 그런 구조이고 내 동생도 그런 구조를 가지고 있다.이 병은 평생 사는만큼 살다가 닳고 닳아 관절면과 뼈가 잘 맞지 않으면 결국 고관절 치환술을 해야 하는 병이다. 엄마는 10년전에 수술을 받았고 작년 12월에 닳아진 관절면을..

환자의 가족이 되어

누구나 환자가 될 수 있고누구나 환자의 가족이 될 수 있다. 내가 만난 수많은 환자들은 나에게는 그저 비슷한 진단명을 가진 한명의 환자에 불과했지만그들 가족의 소중한 그 누구였다.물론 나는 그런 맥락을 잘 이해하고 있는 편이라고 생각했지만사실 가족의 애타는 심정을 내 마음에 담아두고 환자를 진료하는 않았다. 첫째, 그렇게 환자를 보면 너무 지치고 힘들다. 그래서 의사생활 오래 못한다. (그러나 모든 환자는 의사가 자신을 그렇게 가까운 피붙이처럼 진료해 주기를 바란다.)둘째, 가족을 진료한다해도 그렇게 애타는 심정을 갖지 않는다. (정식으로 가운입고 병원에서 진료를 하면, 가족이라 해도 그렇게 감정이입을 잘 안하게 되는 것 같다.) 이런 핑게를 대면서 적당히 가벼운 마음으로 본다. 나의 진심이 필요한 순간..

일상을 다시 시작하다

일면식이 없는 한 선생님의 메시지를 받고블로그 글쓰기를 다시 시작해 보려고 합니다.왜 그런 마음이 들었을까요? 컴맹인 제가 블로그 초기 화면을 Reset 했습니다. 예전 블로그는 '한쪽가슴으로 사랑하기' 책과 같은 디자인으로 만들어 졌습니다.그때는 청년의사 양광모 선생님이 다 만들어주셨지요. 예쁘게 편집도 잘 해주셨구요. 한쪽가슴으로 사랑하기는 제가 Fellow 1년차였던 2009년 한해 동안 유방암 항암치료 수술 방사선치료를 받았던 후배 박경희와 함께 쓴 글을 모아2010년 6월에 출간한 책입니다. 책을 쓰기로 결심했던 시점에는 내과 의국 후배인 경희가 병에 굴하지 않고 잘 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하였지만 정작 책을 쓰는 과정에서 이 생각 저 생각을 하게 되었고경희와 비슷하게 유방암 치료를 받는 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