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son 1 - Doctor's life until Feb 2014/조기유방암 112

인정과 긍정적인 피드백

나보다 어린 그녀,언뜻 보면 애기같다. 얼굴도 귀엽고 체구도 작고.마음으로 그녀를 동생 취급하고 있었다.그녀에게 아이가 있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몇살인지 몰랐다. 아주 어린 아이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수술과 수술 후 항암치료, 방사선 치료가 다 끝나고 1년반이 지났다.오랫만에 만난 그녀.반갑다. 항암치료 할 때 탁소텔 맞으면서 엄청 힘들어 했다.몸이 너무 많이 부어서 거의 10kg 가까이 체중이 증가했었다.무기력감이 너무 심해서 항암치료 마지막 무렵에는 환자가 나한테 말도 잘 안할 정도였다. '내가 '너무 힘든데 치료 그만할까요?' 그러면 '지금까지 한게 어딘데 지금 포기하냐'며 끝까지 할거라고 강단을 보였다. 그렇게 힘들었던 치료가 끝나고 정기검사를 하러 외래에 왔다.충청도에 사는 그녀는 손수 차를..

그녀라면 도움이 되는 말을 해줄 수 있을까

아직까지 나랑 만나지 않았으니아마도 재발없이 잘 살고 있을 것이라 믿는다.그리고 아이도 많이 컸겠구나. 키도 작고 얼굴도 작은데 눈이 큰 그녀.임신 중이라 유방이 통통해져서 잘 몰랐다. 그런데 아무래도 꺼림찍해 초음파 검사만 해보았더니 유방암이 의심되었다. 유방의 크기도 매우 크고 겨드랑이 림프절에도 여려개 전이가 된 것 같다.면역화학염색검사를 해 보니 삼중음성유방암이었다.그때 그녀는 임신 38주.이미 아이가 다 컸다. 폐도 다 성숙하였고, 신체 장기도 잘 발달한 상태이다. 유 도 분만으로 아이가 무사히 태어났다. 그리고 다다음날 항암치료를 시작하였다. 아이가 태어나기 직전 몸은 정말 무겁다.그런데 막상 아이를 낳고 나면 몸은 더 무겁다. 온 몸이 다 아프다. 그녀는 그렇게 무겁고 아픈 몸을 추스릴 틈도..

울면서 항암치료를 시작하는 당신께

수술을 한 후 유방암 재발의 위험성을 예측할 때 일차적으로 다음과 같은 임상적인 결과를 검토한다. 종양의 크기가 큰 경우 (5 cm 초과)최초 진단시 겨드랑이 혹은 쇄골림프절 전이 여부종양세포의 핵과 조직학적 등급 (grade)수술 시 제거한 종양의 경계에서 암세포가 관찰되었을 때유방 보존술을 했는데 방사선치료를 충분히 받지 않았을 때나이가 젊을 때염증성 유방암일 때 호르몬 수용체 음성일 때BRCA 1,2 유전자 양성일 때 그리고............ 이상의 여러 요인 가운데특정 요인이 어느 정도의 재발을 설명하느냐는 사실 명확하지 않다.종양크기와 림프절 전이여부가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소소한 요인 하나하나의 영향력이 얼마나 되는지 정확히는 잘 모르겠다. 통계분석을 통해 한 요인당 몇 점의 스코어를..

유기농, 짜증나요

유기농은 비싸다유기농은 맛없다유기농은 귀찮다그래도 그렇게 먹고 살면 좋은건 맞는 말이다.식생활은 평생 생활 습관이 되어야 한다.뭘 먹으면 암에 걸리고뭘 먹으면 암을 치료하고뭘 먹으면 암을 예방하고그런건 없다. 그렇게 몇가지 음식을 먹고 마는 것이 암에 걸리고 말고를 결정하는 요인이 되지 않는다. 평생에 걸쳐 건강한 식단, 운동, 생활습관을 갖고자 노력하는 것이 내 몸을 결정한다. 그러므로 나는 항암치료를 받는 동안단거 먹으면 안된다짜게 먹으면 안된다기름기있는 거 먹으면 안된다그런 원칙에 얽매여 음식을 조절하라고 권유하지 않는다.항암치료는 내 몸의 정상세포도 많이 손상시키고 체내 단백질이 감소하여 쉽게 피곤하고 몸이 힘들다. 그 기간에는 동물성 단백질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야 항암치료를 견딜..

큰 박수를 드립니다

오늘 근사한 졸업식을 해드렸어야 했는데... 진단받고수술받고항암치료하고방사선치료하고그렇게 치료가 끝난 시점으로부터 5년이 넘었다. 다른 암 같으면 치료 후 5년이 지난 경우 사망율이 일반 사람들의 사망율과 같다고 하여 5년까지 암이 재발을 안하면 '완치'되었다는 말을 한다.그렇게 5년을 무사히 넘기신 환자들이 오늘 외래에 많았다. 유방암은 전체적으로는치료 후 2-3년을 기점으로 하여 재발의 폭풍이 몰아친다. 그리고 5년을 기점으로 다시 한번, 그리고는 대개는 잠잠해지지만 호르몬 수용체 양성인 환자들은 전체적으로 예후가 좋으면서도 아주 뒤늦게도 재발할 수 있어 경계심을 완전히 늦출 수 없다.삼중음성유방암은 3년을 넘어가면 잘 재발하지 않는다.HER2 양성 유방암도 초반을 잘 넘기면 재발하지 않지만 HER2..

애를 써도 꼬일 건 꼬이나 보다

유방암 2기,수술하고 항암치료 4번만 하면 된다고 했다. 유방암이 의심되어 검사를 하는 동안 뭔가 소소한 이상들이 발견되었다.환자는 그런 검사를 하는 중에 흔하지 않은 유전적 질환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피부 병변이 있었지만 신경쓰지 않고 살아왔는데 그게 유전성을 갖고 있는 질환과 관련이 있는 증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렇지만 그 병의 악화로 인하여 죽고 사는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라는 걸 설명했기 때문에 환자는 놀라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 같았다. 유방암은 유방암대로 수술하고 항암치료를 막 시작한 참이다. 이과 저과에서 유전적 질환이니 지금 증상이 없어도 이것 저것 검사하라는 것이 많았나 보다.암과 직접 관련된 것이 아니라 중증진료 혜택이 되지 않아 검사비도 비쌌..

저절로 얻어지는 것은 없다

그녀는 아이가 둘인데 매번 임신했을 떄 입덧이 심해 임신 기간 내내 거의 먹지도 못하고 토했다고 한다.아무것도 못하고 누워서 지냈다고 했다.임신 때 입덧이 심했던 사람은항암치료 때도 구토 구역감이 심한 경우가 흔하다. 수술을 마치고 항암치료를 4번만 하면 되는 그녀.정작 항암제가 투여되는 시간은 10분도 채 안되지만우리는 아예 입원을 해서 대대적으로 마음 각오를 하고 항암치료를 시작하기로 했다.항암제를 맞고도 퇴원하지 않고 경과를 지켜보았다.3일째 아침부터 그녀는 심한 구역감으로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울렁거림이 심해 움직이지도 못하고 침대에 누워 몇일을 지냈다. 항암제를 투여한지 8일째 겨우 움직일만 해지니 퇴원하였다. 퇴원할 때도 컨디션이 좋아져서 퇴원한 건 아니었다. 병원에 있는 것도 힘들다고 했다...

사실 병원에 와서 잘 쉬었어요

수술 후 항암치료를 하고 1년간 허셉틴을 맞는 그녀.이제 두번만 더 맞으면 허셉틴 치료가 끝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어요. 이제 얼마 안남았네요.많이 힘들고 지겨우셨을텐데 잘 견디셨어요. 사실 허셉틴 맞는 동안은 별 고생이 아니었어요.오히려 허셉틴 맞으러 오는 날이 제 휴가죠.전날 밤에 애기 친정에 맡겨 버리고병원 오는 날은 늦잠자고 병원에 와서 쉬다 가는 기분이에요. 그랬군요.ㅎㅎ 왼쪽 어깨는 좀 어떠세요?제가 재활치료를 좀 받으라고 했는데 다니셨나요? 애기랑 병원 다니는게 더 전쟁이에요. 애기 데리고 병원 가는데 너무 힘들어서 그냥 제가 팔을 막 돌리면서 혼자 운동했어요.그랬더니 좀 나은거 같아요. 어린 아들이 있는 그녀.직장 생활을 하다가작년에 치료받으면서 그만두었다.자기 공부, 자기 직장일만 하던..

뇌전이 검사, 미리 해보면 안될까요?

어떤 스크리닝 검사를 하는 것이환자에게 이득이 될 것인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일찍 검사해서 발견을 빨리 했을 경우 치료를 잘 해서 생존율이 향상되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 필요하다. 유방암 수술을 하고 현재까지 할 수 있는 표준적인 조치로 모든 치료를 다 했을 때현재의 가이드 라인에서 권고하는 검사 간격은 대개 6개월, 위험요인이 있으면 3개월 간격으로 병원에 내원하게 한다.3개월 간격으로 검사를 하라는 말은 아니다.의사가 진료하고 유방 수술 부위를 점검하고 환자에게 다른 불편한 증상이 없는지를 경과관찰 하라는 의미에서 병원에 내원하게 한다.세계적인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하는 검사항목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시행하고 있는 검사항목보다 훨씬 단촐하다. 미국은 비용이 많이 드니까, 유럽은 국가가 돈을 많이 내야 하니까,..

고딩 엄마들 진료실에서 만나다

남들보다 항암치료를 힘들게 받은 그녀.탁소텔 맞으면 원래 몸이 좀 부어서 못 먹어도 몸무게가 늘어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 환자는 치료 중에 어찌나 못 먹고 힘들어 했는지 항암치료를 마치고 나니 몸무게가 7-8kg 가까이 줄었다. 항암치료 후유증 때문에 기운이 없기도 하고빠른 시간 내에 몸무게가 너무 갑자기 줄어서 기운이 없기도 했다.식욕이 없어서 식욕촉진제를 드려보기도 하고 하고폐경기 증상 때문에 온 몸이 아파서 각종 진통제를 드려도 봤다.약 부작용이 너무 심해 그런 약들의 효과를 제대로 보지도 못했다.우여곡절끝에 치료를 다 마쳤다. 오늘은 치료를 마치고 처음으로 유방암 종합검사를 하였다. 결과는 오케이. 아무 이상이 없으시다. 보통 검사 결과가 좋네요. 다행이에요. 이렇게 말씀드리면 대개 환자들이 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