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2 4

Dr. Holmes

Dr. Holmes 소설과 영화를 통해 홈즈처럼 재창조되는 인물이 또 있을까. 이 영화는 셜록 홈즈가 마지막 미제 사건을 해결하지 못하고 은퇴하여 런던의 베이커가를 떠난 후 시골에서 30년간 은둔하며 꿀벌을 돌보며 사는 아흔 노인의 생활을 조망하고 있다. 영화는 90대 노인이 된 홈즈와 60대의 홈즈를 교차한다.90대 노인이 홈즈는 자신의 마지막 사건이 미제로 남은 것에 대해풀리지 않은 미스테리를 풀기 위해 흐릿한 기억을 되짚어 보는 시도를 하지만 정작 영화는 미제사건을 추리하는 것 보다는괴팍한 노인 홈즈가자신을 돌봐주는 housekeeper 의 아들과교감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 더 초점을 두고 있는 것 같다. 이 영화 또한 다소 지루한데 그 이유는 늙은 홈즈가 예전 사건을 떠 올리다가,책을 읽다가, 벌을..

A walk in the wood

A walk in the wood 늙은 로버트 레드포드가 아팔래치안 트레일을 걷는 영화. 트레일을 걷는 것이 영화 거리가 되겠냐 싶겠지만 하이킹은 은근 재미있는 소재거리다. 평생 하이킹을 해 본 적 없는 주인공이 정년을 넘긴 노인으로 살던 어느 날, 2000천 마일이 넘는 트레일을 걷기로 결심한다.동기는 그리 명확하게 묘사되지 않고 있다. 자기 주위의 모든 사람들 모두가 건강을 위해 뭘 먹어야 하네, 심장병 약을 늘려야 하네, 누구 장례식에 가봐야 하네 그런 생활에 침잠되어 있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가족들의 걱정과 반대를 물리치고 그 길을 함께 할 오래된 친구를 찾아 70이 다 된 노인 둘이 하이킹을 떠난다.한 명은 학자로 성공한 노후, 작가로서 안정된 생활, 그리고 스위트 홈을 두고, 한 명은 엉망진..

영어 울렁증

외국으로 출장을 가면 현지 언어를 모르기 때문에 TV로 CNN 이나 BBC 등 영어 뉴스 프로그램을 본다. 맥락을 파악해야 하는 드라마는 정신을 집중해야 이해가 되기 때문에짧은 뉴스를 중심으로 아프리카 영어, 중동 영어, 유럽 영어 등을 듣는다. 알고 보면 지구상에 미국 영어나 영국 영어를 하는 사람들은 별로 많지 않은 것 같다. 알고 보면 나는 한국말이랑 영어밖에 할 줄 모른다. 고등학교 때 독일어를 배우고대학원 다닐 때는 일본어로 책을 읽을 정도는 되었건만 지금의 나는 모든 언어 지식이 휘발되고 그저 콩글리쉬로 서바이벌하고 있는 셈이다. (빈약하여라 나의 언어 생활이여!) 지난번 인도 출장 때 3일간 종일 인도 영어를 들으며 생활하는 동안 울렁증이 극대화 되었는데 그때 한번 호된 경험을 하고 나니이제..

슬기가 살려준 나의 블로그

슬기가 살려준 나의 블로그 이 블로그 때문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자기 마음 속에만 담아두면 좋을 얘기를 굳이 블로그에 올려 누군가에게 괜히 꼬투리잡힐 일 만들수 있다는 엄마의 말씀이 맞았다.100명이 내 글을 읽는다면 95명이 나의 생각에 동의해 준다 하더라도 내 글을 읽고 심기가 불편한 5명은 나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게 된다는 것이 엄마 비판의 요지였다. 그러나 병원에서 환자를 보던 시절 나는 환자 한명 한명을 진료할 때마다 환자의 병 이면에 존재하는 그 사람의 삶을 느낄 수가 있었다.사소한 듯 그의 한두마디를 통해, 진료실에서 만난 환자들을 통해,나는 삶을, 세상을 상상하고 배울 수 있었다. 환자와의 만남은 내 존재의 한계를 넘어서게 하는 시간이었다. 그래서 외래를 마치고 나면내 가슴은 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