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son 1 - Doctor's life until Feb 2014/전이성유방암

CT를 찍는 여러분들께

슬기엄마 2012. 8. 27. 11:13

 

종양평가를 위해 CT를 자주 찍는 여러분들께

 

항암치료를 시작하기 전, CT를 찍습니다.

2-3주기 치료를 하고 다시 CT를 찍어서 처음 CT랑 비교해 봅니다.

크기가 줄었는지

다른 변화는 없는지

CT 의 객관적인 변화가 항암치료를 유지할지 약제를 변경할지를 결정하게 되는 중요한 요인이 됩니다.

 

암환자로 치료를 받다보면 CT 찍을 일이 너무 많습니다.

방사선 피폭량도 문제지만

CT를 찍을 때 사용하는 조영제도 종종 문제를 일으킵니다.

조영제를 써야 병변이 정확히 잘 보이기 때문에

병만 생각하면 조영제를 쓰면서 찍는 CT가 질이 좋지만

환자에게는 해로움도 있는 셈입니다.

 

1. anaphylaxis 급성이상반응

 

급성 약제 반응입니다.

CT를 찍는 중에 조영제 주사를 맞게 되는데, 그걸 맞고 나서 피부가 간지럽고 부풀거나 갑자기 가슴이 답답하여 숨쉬기도 곤란하고 혈압이 떨어지기도 하는 등의 이상반응이 오는 현상입니다. 안절부절해지기도 합니다.

발생하면 약물로 조치가 가능하니까 너무 걱정은 마시되, 이상반응이 발생하면 빨리 주위의 의료진에게 보고하거나 집에 가서 발생하면 병원에 오셔서 조치를 받으셔야 합니다. 금방 좋아집니다.

 

이런 반응은

한번 발생했다고 해서 계속 생기는 것도 아니고,

언제 어떻게 재발할지 모릅니다. 한번만 발생하고 영영 재발하지 않는 경우도 있구요. 1

한번 증상이 심하게 발생하면, 다음 CT를 찍기 전에 전처치를 하는 경우가 있으니까 본인이 CT를 찍고 조영제 관련하여 고생한 적이 있으면 꼭 저에게 얘기해주세요.

 

2. 신장기능 악화

 

조영제는 콩팥기능을 손상시키기도 합니다.

우리가 하는 일반 피검사 중에 신장기능을 간접적으로 대변하는 creatine 이라는 수치가 있는데요,

그 수치가 정상일 때는 큰 문제가 없지만  

그 수치가 정상보다 높을 경우, 즉 신장기능이 좋지 않을 경우에 조영제를 사용하면

급격히 신장기능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늘 그런 것은 아니지만요)

그래서 CT를 찍기 전에는 가능한 피검사를 하여 신장기능을 확인하고 진행하는게 안전합니다. 만약 신장기능이 좀 높으면 CT를 찍지 않거나 조영제를 쓰지 않고 찍는게 몸에 안전하니까요. 검사의 정확도는 떨어집니다.

저는 외래에서 CT를 찍을 때, 신장수치가 정상보다 약간 높은 편에 속하는 환자들은 조영제를 쓰지 않는 CT를 찍고 있습니다. 정확성은 떨어지지만 자주 찍는 분들에서는 그렇게 하는게 더 안전하다고 생각이 되서 그렇습니다. 꼭 조영제가 필요한 경우에는 전처치를 하지만, 전처치의 효과가 100%가 아니라서요.

 

조영제의 콩팥기능 손상을 예방하려면 CT를 찍는 전후로 500-1000cc 정도의 수액을 보충하면 도움이 됩니다. 컨디션이 괜찮은 분들은 주사 수액이 아니고 물을 많이 드셔도 됩니다. 물을 그렇게까지 먹기 어려운 분들은 CT 전후로 주사 수액을 맞는게 도움이 됩니다.

다만 우리 병원 실정이 CT 전후로 수액을 맞는 절차과 과정이 복잡하고 시간이 많이 걸려서 환자들의 불편함이 많아, 현재 이 프로세스를 개선하기 위해 대책을 마련중입니다.

 

연세가 많으신 분들이나 당뇨환자에게 문제가 되는 것 같습니다.

나이가 증가하면 탈수도 금방되고, 약제 독성에도 몸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아, 특히 더 유의해야 하는것 같습니다.

당뇨 환자들은 드시는 약중에도 CT 조영제와 반응을 하는 약제도 있고 기본적으로 혈관기능이 약해서 가는 혈관덩어리들이 모여있다고 할 수 있는 콩팥에서 문제가 생기기 쉬운 것 같습니다.

 

CT 조영제로 인한 부작용은 대개 72시간을 전후로 해서 나타납니다. CT를 찍은 2-3일 지나서 갑자기 소변이 나오지 않고 몸이 뭇거나 컨디션이 않좋으면 빨리 응급실로 오셔서 혈액검사를 해보는게 좋습니다. 신장기능이 급격히 나빠질 경우 응급으로 투석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3. 당뇨 환자 중 metformin 계열의 약을 드시는 분들

 

metformin은 당뇨환자들에게 정말 좋은 약입니다.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해주고 몸의 대사과정을 원할하게 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내분비내과가 아닌 종양내과의 입장에서도 이 약은 암세포를 억제하고 예방하는 기능이 있지 않는가 하는 연구마저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종류의 약들은 가격도 비싸지 않고 여러 면에서 기대되는 효과도 많아 적극적으로 처방되는 약 중의 하나입니다.

 

그런데 이 종류의 약을 드시는 분들은 최소한 CT를 찍기 48시간 전에는 약물 복용을 중단하는게 필요합니다. CT 조영제와 상호작용을 하여 급성 대사성 산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CT 찍기 이틀전에 복용을 중단하고, CT 찍은 다음 날부터 다시 복용을 시작하셔야 합니다.

 

metformin 은 개발된 지 오래된 약이라 같은 성분으로 여러 회사에서 약을 만들다 보니 이름도 다양합니다. 멧폴민, 다이아벡스 (다이아벡스 XR) ,글루파, 글로코파지 (글로코파지 XR), 글루코반스 등등. 그러므로 자신이 먹는 당뇨약 가운데 이런 계열의 약이 있는지 확인하시고 CT를 찍을 때는 이틀전부터 복용 중단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으면 합니다.

저희 병원에서 당뇨약을 처방받지 않고 사시는 동네 병원에서 처방받아 복용하는 분들이 더 많으시기 때문에 제가 모르고 있을수도 있으니 저에게 말씀해주시면 기록해 놓고 챙기도록 하겠습니다.

 

 

매번

별 위험을 못 느끼고 CT를 찍으신 분들이 더 많으실텐데

공연히 걱정거리를 안겨 드리는게 아닐까 염려됩니다.

제가 진료했던 환자 중에는

가장 흔하고 조치 가능한 급성이상반응 이외에 더 심각한 일이 있으셨던 분은 없었습니다.

그래도 환자로서 알고 계시는게 유용할 것 같습니다.

 

이러한 위험함에도 불구하고

진료를 위해 꼭 필요한 정보를 얻어야 하는 상황이라 조영제 CT를 찍습니다.

꼭 조영제를 안 써도 되는 분들은 제가 빼고 찍고 있는데 사진의 질은 많이 떨어지는 편입니다.

의문사항은 질문하시되 저의 판단을 믿어주세요.

다만 CT를 찍는 날은 물을 많이 마시자 그 정도를 실천해 주시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