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son 1 - Doctor's life until Feb 2014/유방암 환자들에게 보내는 편지

백팔배

슬기엄마 2012. 9. 28. 22:09

 

 

요즘 매일 백팔배를 하고 있는 친구를 만났습니다.

매트를 깔고 그녀에게 절하는 동작을 배워 봅니다.

꼭 무릎에 방석을 대고 해야된다는 팁도 얻었습니다. 안그러면 무릎이 까져서 두달동안 백팔배를 다시 시도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아프대요.

 

백팔배 동작은 의외로 정성어린 스트레칭 동작입니다.

제가 취미삼아 등산을 다니고는 있지만,

의도적으로 근육운동을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안쓰고 있는 근육이 많았나 봅니다.

팔을 쭉쭉 뻗어 합장을 하고 90도로 엎드리고 절을 하면서 깊은 등근육이 자극되는지 몸 곳곳이 시원하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일어설 때가 제일 문제인데 온전히 자기 하지의 다리 힘으로 일어나야 합니다. 이게 아마도 이 백팔배에서 큰 고비가 되는 동작인것 같습니다.

 

삶의 어려운 시기, 그 굴곡을 넘어가는 시간 동안

친구는 온전히 자기를 잊는 시간이 필요했나 봅니다.

한번 두번

집중해서 절을 한 횟수를 세어야 하기 때문에

그 시간동안은 아무 생각도 하지 않게 됩니다.

스트레칭 동작을 하면서 은근히 몸이 씨원한 느낌도 받습니다.

땀 흘리는 몸에 마음을 집중하는 과정입니다.

그렇게 하루에 삼십분.

바쁜 병원 생활에서 운동하러 갈 몸과 마음의 여유가 없는 친구는 매일 퇴근하면 백팔배를 하고 잠을 잔다고 합니다.

잠도 쉽게 들고 푹 잘 수 있다고 합니다. 불면증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절을 하는 동안에는 절에만 집중하게 되기 때문에

잡념으로 꽉 찬 머리를 비우는 데에 제격이라고 합니다.

 

저도 오늘부터 백팔배에 도전합니다.

첫 시작이 어렵다고 하네요. 하루만 잘 시작하면 그 뒤로부터는 자연스럽게 계속 할 수 있는 끈기와 의지가 생긴다니, 무조건 오늘 시작해 보려고 합니다.

 

자, 여러분도 한번 같이 시작해보세요.

우리의 몸을 내 뜻대로 움직일 수 있는 그 마지막 순간까지는

몸을 움직이면서 사는게 좋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백팔배. 오늘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