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son 1 - Doctor's life until Feb 2014/유방암 환자들에게 보내는 편지

크리스마스 캐롤을 들으며

슬기엄마 2012. 9. 16. 12:30

 

병원에서만 콕 처박혀 지내다가 오랫만에 시내 구경 나갔습니다.

종로2가에 있는 알라딘 중고서점.

종로2가 사거리에 가면 바로 찾을 수 있습니다. 지오다노 매장 바로 옆 건물입니다.

심심할 때 시간 보내기 딱 좋은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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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값이 정가의 반도 안됩니다. 좋은 책을 고르려는 열기로 분위기 후끈!

 추억의 슈퍼닥터K. 자리잡고 1권 다시 읽습니다. 의사가 되고나서 다시 보니, 뻥이 너무 심하네요. 그래도 여전히 멋져요. K군

 

 

 집에서 놀고 있는 중고책 팔려는 사람도 꽤 많습니다. 중고책 매입 기준이 있는거 같습니다.

방금 막 팔고간 CD들이라고 하니 왠지 괜찮을게 있을거 같아서 눈빠지게 CD 제목을 확인해봅니다.

 

 

예정에 없던 CD도 충동구매로 세 장을 샀어요. 3장에 15000원. 대만족입니다.

빅마마의 크리스마스 캐롤 앨범도 샀어요. 

캐롤을 듣고 있으니

이번 여름 끝날 것 같지 않은 후덥지근한 바람도 견디고

이제 선선하다 못해 서늘하기까지 한 바람이 부는 가을이 되었구나...

곧 눈이 오고 크리스마스라고 우리 모두의 마음이 방방 뜨겠네...

그런 생각이 드네요.

 

이번 여름 제 시간의 궤적을 잠시 돌아보며 

나름으로 얻은 성과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니,

사람 사는 일은 내 맘대로 되는게 아니다, 내가 노력한다고 다 되는게 아니다 그런 걸 받아들이게 된 것같아요.

제 마음을 잘 다스리는 일에 일시적으로 성공한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거죠.

 

엄청나게 좋은 일이 어느 날 문득 내게 뚝 떨어지는게 아니라

내가 작은 일도 좋은 일이라고 받아들이고, 기뻐할 줄 알며 그게 인생의 봄이다.

그런 느낌을 받게 되었이요.

제 마음 속에

그리고 일상에서

일말의 분노와 욕심, 실망과 후회 그런 원초적인 갈등들이 많이 숨어있었는데

그렇게 갈등적인 불편한 마음으로

항상 일상에 쫒기듯 바쁘게 살아 왔는데

그런 마음을 내려놓고 작은 일 하나를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되었어요.

 

상황이 어려울 때

내가 힘이 쎄서 주변 환경적 요인을 씩씩하게 개선하고 변화시킬 수 있을 때도 있지만

그게 어려우면 주변 환경에 나를 잘 맞추어야 할 때도 있는거 같아요.

그렇게 마음 씀씀이를 바꾸는 것,

쉽지는 않지만 불가능하지도 않은 것 같습니다.

 

하느님 바쁘신데 뭐 이런것까지 기도해서 도와달라고 부탁하는거 좀 무책임해 보였어요.

그래서 노력했습니다.

마음의 근육 키우기.

마음 먹은대로 마음을 조절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잘 훈련하면 근육이 만들어질거에요.

그러면 조절할 수 있게 됩니다.

분명히.

내가 그렇게 아둥바둥 노력하고 있으면

하느님이 힘 좀 보태주시겠죠.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