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son 1 - Doctor's life until Feb 2014/유방암 환자들에게 보내는 편지

내가 잘 모르고 있던 것들

슬기엄마 2012. 8. 26. 19:35

 

 

제가 얼마전에 소개해 드린 책, '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이 아니다' 라는 책을 쓴 다비드 세르방 슈레베르 라는 의사가

이 책 쓰기 전에 쓴 '항암 (Anti Cancer)' 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한글 제목을 너무 잘 못 지은것 같습니다. 내용상 암에 대항할 수 있는 우리의 일상적인 실천에 관한 내용입니다.

 

저자는 최초 뇌종양진단 후 15년째 이 책을 썼더군요.

그는 최초 뇌종양진단 후 수술, 항암화학요법, 방사선치료를 받은 후 완치 판정을 받은 몇년 후 또다시 재발했고 또 수술, 항암화학요법, 방사선치료 를 마친 후 완치되었습니다.

그렇게 15년의 시간을 보내고 나서 이 책을 썼습니다.

자신이 인지신경학을 전공하는 의사임과 동시에 

암을 진단받고 재발했으며 또 다시 재발할 수도 있는 위험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환자로서의 시간동안

자신을 위해 실천할 수 있는

의학적이면서도 일상적인  실천지침을 설명한 책입니다.

 

그는 야망찬 젊은 의사였어요.

정말 최고로 좋은 의학저널에 논문을 내고, 첨단 분야의 선두에서 실험하고 연구하며 소위 잘 나가는 의사였습니다.

의사인 그가 환자가 되어 접한 암 관련 정보들, 치료법, 의사들의 태도에 이르기까지

그가 고민하고 자신을 위해 고민하고

자신의 가치관과 생활습관을 고치는 과정에 대해 어렵지 않게 잘 쓴 책이니

모두들 한번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 소개해드리고 싶습니다.

 

저 역시도 환자들에게 평소에 강조했던 생활 지침과 유사한 부분도 많지만

제가 잘 모르고 잘못 설명한 부분도 있는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전 뭐든지 먹고 싶은거 다 드시고, 운동 많이 하시라고 권하는 편이었는데요

그가 제시한 통계적 자료의 과학적 근거에 입각해 보면

평소에 설탕이 많이 들어가 있는 음식이나 흰쌀밥, 흰밀가루음식, 식용유로 요리한 음식들은 삼가하는게 좋겠다는 것이 제가 받은 인상이었습니다. 야채, 과일도 가능하면 비싸지만 유기농으로 드시구요.

이런 음식들을 섭취하면

몸에서 대사되는 과정에 나오는 독성들이 몸에서 배출되지 않고 축적되기도 하고

세포 내부적으로 만성염증이 지속되게 하는 물질들이 분비되어

세포가 죽을 때 죽어야 하는 자연사 과정을 거부하고 영생을 얻으려는 탐욕스러운 세포로 변하게 될 수 있다는 내용을 잘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말기 암환자가 되어 음식 먹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들고 식욕도 별로 없는데 상태에서

몸에 좋은 것만 먹으라고 야채, 채소, 몸에 좋은 맛없는 것들을 강요하는게 스트레스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어요. 앞으로 남은 기간이 얼마 되지 않은 분들은 음식을 너무 가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뭐가 되었든 몸이 원하는 걸 드시는게 좋죠. 초콜렛도 먹고 기름진 고기도 드시라고 말씀드립니다.

 

그렇지 않다면

건강한 식생활을 위해 애쓰는 실천이 중요할 것 같기는 합니다.

먹고 싶은거 왕창 드시라고 했던 거 좀 유보해야할 것 같습니다.

너무 스트레스 받으면서까지 건강식에 집착하시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다만 우리가 먹는 것이 우리 존재를 구성한다는 대 명제는 맞는 말입니다.

그리고 먹는 것은 다시 비싸고 좋은걸 먹으면 좋은게 아니라, 우리 삶의 철학, 먹거리는 결국 환경과 생활의 여러 조화스러운 삶에서 기원하는 것이라는 대 명제를 실천하는 과정인것 같습니다.

이 책을 읽어보시면 알겠지만

특별히 몸에 좋은 음식을 정해서 그것을 집중적으로 먹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우리 식생활의 패턴을 어떤 방식으로 재구성할 것인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것은 비단 암환자에게 해당된 말이 아니라

죽을 때 죽더라도 사는 동안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우리 모두를 위한 철학적 제안입니다.

 

그는 의사로서

이렇게 아프고 힘든 경험을 거치면서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로서의 삶이 얼마나 복된 것인지를 깨닫고

자기가 추구했던 의사로서의 이미지, 미래도 많이 변한 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그 변화 과정에 더 관심이 있고 저에게 투영되는 바가 많았습니다.

그의 실존적 깨달음을

환자는 환자로서

의사는 의사로서

음미해 보는 것이 좋을 거라는 생각에 이 책을 추천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