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son 1 - Doctor's life until Feb 2014/유방암 환자들에게 보내는 편지

변화는 사람으로부터

슬기엄마 2012. 6. 17. 21:19

치과 선생님과 함께

 

지난주에 우리병원 치과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제가 주로 우리 환자 치과 진료를 의뢰드리는 선생님이십니다.

선생님은

치과 환자 중에 유방암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가 많은데

유방암은 전이가 되어도 다른 암보다 생존기간이 길기 때문에 치료기간도 길고

그러다보니 항암치료 기간 중에 치과 시술을 받아야 하는 환자들도 많아서 늘 고민이라고 하셨어요.

시술을 해야 하는데 이 환자가 그 정도의 치과 치료를 견딜 전신 상태가 되는지

항암제 독성이 해결되는 기간을 고려한다면 언제 치과 시술을 하는게 좋은지

지금 치과 시술이 급한지 항암치료가 급한지

그런 걸 판단하기 어렵다고 하셨습니다.

저도 치과 시술과 치료에 대해서 모르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치과 선생님이 권하시는 그 치료를 지금 당장 꼭 해야 하는건지, 안하면 얼마나 환자에게 해가 되는건지 잘 모릅니다.

협진 시스템이 있어서 서로 공식적인 의견교환을 하고는 있지만

사실 서로가 서로의 진료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게 솔직한 현실입니다.

 

제가 조메타나 파노린 같은 뼈전이 환자분들께는 미리 말씀드리죠.

치과 갈일 있으면 저에게 꼭 얘기하세요.

뼈전이로 장기적으로 맞는 이들 주사약의 부작용이 턱뼈에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Osteonecrosis of Jaw 라는 이런 부작용은 드물지만 치명적인 부작용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뼈주사를 맞는 분들은 이렇게 심각한 부작용이 아니더라도 잇몸과 치아 상태를 잘 모니터링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뼈주사를 맞는 분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평소에 살면서 치아관리까지 꼼꼼하게 하면서 사는게 아니기 때문에,

자기 치아나 입안 상태를 모르고 살다가

항암치료를 하면서 잇몸질환이나 충치가 악화되면서 발견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중간에 항암치료를 중단하고 치과 치료를 받게 되는 경우도 종종 생깁니다. 환자 진료 스케줄을 고민하면서 항암치료냐 치과치료냐 그런 고민을 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러던 중에 우리 병원 치과 선생님을 만나

그런 우리 환자들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협진 시스템을 만들고, 환자 케이스를 같이 논의하는 시간을 갖기로 하였습니다.

다음주 수요일부터 같이 공부하고,

앞으로 어떻게 우리 환자들을 위해 편리하고도 유용한 시스템을 만들어갈 수 있을지 모색해보기로 했어요.

올 하반기에는 치과 치료를 하는 유방암 환자 케이스 분석을 같이 하면서

서로의 분야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환자들이 대학병원 진료에서 겪는 불편감을 최소하면서도

항암치료와 치과진료를 잘 받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보려고 합니다.

 

환자를 위한 Quality care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

그래서 조금씩 현실을 개선하는 것.

사심없이 환자를 위해 그 모든 것을 오픈하려고 하시는 치과선생님을 만나니 가능한 것 같습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