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son 1 - Doctor's life until Feb 2014/유방암 환자들에게 보내는 편지

항암치료 전 치과 진료

슬기엄마 2012. 5. 1. 15:46

항암치료 전 치과치료

 

항암치료를 받을 예정이라면

그 전에 자신에게 치과 진료가 필요한건 아닌지 스스로 점검해 보세요.

 

우리 구강 내에서는 정상적으로 균이 많습니다. 우리와 함께 사는 균들이에요.

그런데 항암치료를 받게 되면 우리 몸의 면역성이 평소보다 떨어지기 때문에 그런 균들에게 우리가 밀립니다. 그래서 구강 내 점막에 구내염도 잘 생기고, 평소 잇몸이 약했던 분들은 잇몸 질환도 재발하고, 살짝 충치가 있었던 분들은 충치 때문에 열도 나고 그럴 수가 있어요

그래서 저는 항암치료 기간이면 누구나 가글을 열심히 하시는게 필요하다고 설명하지만, 사실 하루에 4-6회 정도의 가글을 꼬박꼬박 챙겨서 한다는 것은 보통 열심한 노력이 아니면 실천하기 어렵습니다. 또 어떤 분들은 가글 자체에 구역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어서 열심히 못하시더라구요.  가글에도 종류가 여러가지가 있으니 종류별로 시도해보시라고 말씀드리지만, 제가 평소에 그런 교육까지 열심히 못하고 있네요. 환자가 치료기간 중 자신의 안전을 위해 노력할 수 있는 중요한 덕목 중의 하나가 가글이니까 가능한 최선을 다해 실천해 주세요.

 

여하간

수술 전/후 항암치료 횟수가 제한된 사람이든

전이성 유방암으로 당분간 항암치료를 계속 유지해야 하는 사람이든 누구든 간에

항암치료를 받기로 계획된 사람들 중

평소 치아 상태가 좋지 않았거나 충치가 있다고 알고 있거나 잇몸 질환이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미리 치과 진료를 받는게 좋습니다.

항암치료 중에 치과적인 문제로 치료가 지연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사소한 염증이 잘 낫지 않고 악화되거나, 입안이 불편하니까 음식도 잘 못드시고, 호중구 감소기간과 겹치면 열도 나고 고생도 많이 하면서 치료는 치료대로 지연되고 그렇습니다.

그래서 전 치과 선생님 진료를 보고  필요한 경우 치료 전 스켈링을 한번 하고 치료를 시작하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미리 점검하는 차원에서 하는 치과 진료는 꼭 항암치료를 하는 큰 병원에서 받으실 필요는 없습니다. 동네 치과병원에 가셔서 항암치료 예정인데 미리 구강 상태를 점검하고 싶다고 말씀하시면 됩니다.

 

항암제가 아니라 표적치료제 허셉틴이나 항호르몬제를 드시는 분들은

상관이 없습니다.

이런 약제들은 면역성을 많이 떨어뜨리지 않아요.

그러니까 필요할 때 치과 가셔서 본인에게 필요한 조치를 다 받으시면 됩니다.

다른 사람들과 똑 같이요.

 

실은

엊그제 호르몬 치료 중이신 한 전이성 유방암 환자분이

치통이 심해서 치과를 가야 하는데

그냥 가도 되는지 문의하시려고 우리 병원에 오셨는데

제 진료도 없고 저는 외부일로 병원을 비운터라 못 만나고 가셨어요.

거동도 편치 않으신 분인데

미리 그런 정보를 알려드리지 못해서 죄송했습니다.

 

 

 

또 한가지

뼈 전이가 있는 분들은

제가 조메타나 파노린 같은 뼈주사를 같이 드리는데요.

유방암 뼈전이 환자에서 이들 약제의 효과나 이점이 많은 것은 잘 알려져 있지만

장기적으로 투여할 경우 잇몸의 뼈에 염증이 생기는 수가 있습니다. 그러면 잘 낫지 않아요. 그러니까 조메타나 파노린 맞는 분들은 최초 투여 전에 치과를 한번 보는게 좋습니다. 또 치료 중간에 치과적 문제가 생기면 저에게 꼭 얘기해주셔야 해요. 미리 투약을 중단하고 휴지기를 가진 후 치과적 시술을 받는게 안전할 수 있습니다.

 

챙길거 미리 미리 잘 챙겨서 힘들지 않게 치료받읍시다!